본문 바로가기

삶과 이야기들

나는 죄인 입니다

당신이 살아 계심이 행복해야 함에도

그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나는 죄인 입니다


당신의 따듯한 품에 안겨 행복함을 느껴야 함에도

차디찬 얼굴을 비비며 울고 있는 나는 죄인 입니다

 

 당신과 연이 끊어 지는게 두려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고 가슴 미어지게 아파만 하는 나는 죄인 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고소한 냄새를 맡으시게 해야 함에도 향 내음을 맡게 하는 나는 죄인 입니다




 당신이 만든 마지막 음식을 먹으며 목이 메여 소리죽여 눈물만 삼키는 나는 죄인 입니다

설날 연휴 반가운 얼굴이 찾아 왔음에도 미안한 마음에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한 나는 죄인 입니다



 

 당신을 뜨겁디 뜨거운 불속으로 넣으며 무서워 할 당신을 생각하면서 오열하는 나는 죄인 입니다




한줌 재로 변한 당신을 안고가며 당신의 따듯한 품속을 그리워하는 나는 죄인 입니다



 

당신을 보내드린지 삼년만에 당신을 곁으로 보내드린 나는 죄인 입니다



 

  당신에게 49일 동안 따듯한 끼니를 올려야 함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절에 모시는 나는 죄인 입니다


 

2013년 2월 12일 엄마를 떠나 보내며....






'삶과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모님을 뵙고 오다  (0) 2013.03.19
퇴촌면 정지리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0) 2013.02.25
52년전 내 모습...  (0) 2013.02.01
지난 겨을 김장모습...  (0) 2013.02.01
겨울 여행...(울진)  (0) 201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