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이야기들

대전 현충원에 다녀오다

뺑 코 2020. 6. 8. 04:10

6월 4일,

후배들이 잠들어 있는 대전 현충원에 다녀왔습니다

 

 

지방소방장 최영환

2008년 7월 20일, 오후 4시24분경 곤지암천 수중보를 건너던 트렉터가

급류에 휘쓸려 넘어지면서 2명의 요구조자가 발생합니다

이 구조현장에서 하류로 떠내려가는 요구조자 1명을 구조하고

남은 요구조자 1명을 구조하던 중 이 친구가 급류에 휘말려 실종됩니다

그 후 하류로 떠내려가는 것을 구조하여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7월 23일에 순직을 합니다

고작 서른둘에...

결혼식을 한 달 남겨두고...

 

이 날 9시에 이틀 전에 오포에서 하천을 건너다 실종된 초등학생을 찾으려고 모였을때

"형님 어제 야외촬영를 했습니다"

웃으면서 얘기하던 이 친구 얼굴이 지금도 눈앞에 선 합니다

 

오후 4시까지 실종된 초등학생을 수색하였으나 찾지을 못하고

다음날 다시 수색을 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사무실로 돌아가는 중에 위와 같은 사고현장에

출동하라는 무전을 받고 현장에 가서 인명구조 활동을 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친구와는 6년 동안 한 솥밥을 먹었지요

참 착한 녀석이였는데...

 

 

지방소방교 윤재희

2007년 11월 28일 07시55분경, 이천 덕평리 CJ제일제당 공장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 중

철제빔과 지붕이 붕괴되면서 이 친구를 덮쳐 탈출하지도 못하고 전신이 소사되면서 순직합니다

고작 스물아홉에...

결혼식을 몇 달 남겨두고...

 

이 친구는 이천에서2년동안 같이 근무했는데 같은 尹씨에 같은 在자를 써서 형제처럼 지냈습니다

이천에서 광주로 발령받아 떠나온지 1년도 채 안되서 이런 소식을 접했지요

결혼날짜를 잡아놓고 혼인신고를 하고 신부와 살림을 하던 상태였습니다

 

 

내가 전생에 어떤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런 아픔을 두번씩이나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이 녀석들과의 추억에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ㅠㅠ